급성 설사, 폭풍 설사에 레피즈정

오늘은 설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어제 친구가 갑자기 밤 늦게 치킨을 먹고 싶다고 해서 야채와 순살치킨이 함께 나오는 치킨집을 갔습니다.
술도 안 마시고 조신하게 치킨이랑 야채만 먹었는데 야채 맛이 조금 쿱쿱하더라고요.

밤 늦게 먹어서 그런지, 치킨 조리하는 데 옆에서 야채를 정리해서 맛이 조금 변한 것인지 잘 모르겠는데 식감이 나쁘지는 않은 거 같아서 그냥 한마리를 3명에서 다 뜯어먹었어요.

그런데 다음날 일하는데 속이 얼마나 불편했는지 모릅니다.
아랫배가 자꾸 꾸륵꾸륵거리고, 갑자기 쏟아낼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화장실을 계속 들락날락 거렸답니다.

이렇게 급성설사가 일어나는 것은 대부분 원인이 세균성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랍니다.
주 원인균은 대장균(E.coli), 살모넬라균, 캄필로박터균 등이 있습니다.
특히, 야채 보관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이러한 세균들의 장내 감염으로 인해 물똥을 쌀 수 있죠.

폭풍 설사가 일어났을 때,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건 어떤 게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급성 설사에는 레피즈정

쉰 음식이나 상한 음식을 먹고 급성 설사가 일어났을 때에는 레피즈정이라는 약국 설사약을 먹고 설사 증상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레피즈정에 들어있는 성분은 니푸록사지드(nifuroxazide) 200mg라는 항생제 성분입니다.
일반적으로 경구용 항생제는 내성이나 전신 흡수 때문에 처방 없이 구할 수 없는 게 많습니다.

하지만, 니푸록사지드는 경구로 복용한 이후, 내장관 내에서만 작용하고 전신적으로 흡수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세균 내성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일반의약품으로 분류가 되었습니다.

레피즈정을 하루에 4번 6시간 간격으로 복용하면, 장관내에 들어온 세균을 사멸시켜 급성 설사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니푸록사지드의 기전과 효과

니푸록사지드는 정균 작용을 가집니다.
정균작용이란 세균이 자라는 것을 멈추게 하여, 결국 사멸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니푸록사지드가 가지는 항균 기전은 세균의 단백질 합성을 저해하는 것입니다.
단백질 합성이 억제되면 세균은 결국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질을 만들지 못하게 되고, 최종적으로 사멸하게 됩니다.

동시에 세균의 유전체인 DNA에 손상을 주어, 세균이 결국 유전체 소실로 인해 사멸하도록 유도합니다.
최근에는 니푸록사지드가 STAT3라고 하는 신호기전을 차단하여 암세포를 사멸하는 효과도 있다는 것도 밝혀졌습니다.

물론, 다른 항암제와 비교하여 치료적 우월성이 있어야 하겠지만, 이런 효과가 있따는 것은 꽤나 괄목할만한 발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니푸록사지드 복용법

니푸록사지드는 다른 약물과 다르게 복용하는 방법이 좀 독특합니다.
음식과 크게 반응하지 않는 약물로, 식사와 무관하게 6시간 간격으로 복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것은 혈중 농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아침 8시에 처음 복용했다면, 오전 8시, 오후 2시, 오후 8시, 새벽 2시 이렇게 4번 먹는 게 가장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시간을 맞추는 게 매우 어렵기도 하고, 세균성 급성 설사는 자연적으로 며칠 내로 회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너무 엄격하게 복용법을 맞출 필요가 없기도 합니다.

따라서,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아침, 점심, 저녁 식사 후 및 취침전으로 하여 4번 복용해도 괜찮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레피즈는 청소년이 복용하면 안돼요

레피즈와 같이 니푸록사지드 200mg가 들어간 약물은 성인만 복용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만 18세 미만의 사람들은 니푸록사지드 제제를 복용하면 안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