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일하다 보면, 조현병이나 양극성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자이프렉사를 복용하시는 분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이기도 하고, 정신이라는 추상적인 것을 건드는 약물이기 때문에 이 약을 복용하기 전에 자신의 몸에 견딜 수 있는지, 혹은 약물은 안전한 것인지, 언제까지 약을 복용해야하는지 등에 대한 걱정이 많이 앞서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특히, 보호자님들의 경우, 약물 복용에 대해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접근하기도 하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자이프렉사에 대해서 알아보며, 이 약물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면 이러한 궁금증이나 두려움을 어느정도 해소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이프렉사의 주성분
자이프렉사는 올란자핀(olanzapine)이라는 성분으로 만들어진 약물입니다.
올란자핀은 2세대 항정신성 약물로, 다른 항정신성의약품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계열의 정신과 약물들은, 도파민 가설에 따라, 뇌에서 과도하게 분비되는 도파민의 양을 조절하여 환각이나 망상 등이 발현되는 것을 억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1세대 항정신성 약물들은 뇌에서 나오는 모든 경로의 도파민이 더 적게 분비되도록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파민이 나와야하는 경로에서도 도파민을 억제하는 부작용이 나타나죠.
반면, 올란자핀이 포함된 2세대 항정신성 약물은 특정 부위의 뇌에서만 도파민이 적게 분비되도록 하는 효과를 나타냅니다. 따라서 1세대 항정신성 의약품에 비해서 좀 더 세밀히 조절되는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이프렉사는 조현병(정신분열증), 양극성장애(조울증)에서의 조증 대상 급성기 단기치료 등에 사용됩니다.
양극성장애에서 자이프렉사
자이프렉사는 조현병 이외에도 양극성장애, 즉 조울증에도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 조울증에서는 리튬이라는 금속 이온 제제를 기분안정제로 많이 사용하는데요, 올란자핀이 리튬제제에 비해서 조증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제어를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연구 조사에 따르면, 양극성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주간의 비교대조군 시험에서 자이프렉사 처방군의 49%에서 조울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했다고 합니다.
특히, 리튬 투여 시 조울증 환자들에서 1년 안에 증상 재발이나 우울증 예방이 어렵다고도 알려졌는데, 올란자핀 성분은 이러한 문제점을 좀 더 개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정신과에서는 양극성 장애(특히 제2형 양극성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자이프렉사를 처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정신과 의사에 따라서, 우울증이나 강박증,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나 경계성 인격장애에서도 보조 치료 요법으로 소량 추가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어떤 정신과 의사는 우울증의 획기적 치료제라고도 평가하기도 하는 걸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올란자핀 부작용은?
올란자핀은 몇가지 조심해야할 부작용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체중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흔히들 정신과 약을 오래 복용하면 살이 찐다는 말이 있는데, 올란자핀의 경우가 바로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올란자핀 성분의 약을 먹을 경우, 시상하부에 문제가 생겨 식욕이 증가하는데, 졸음까지 많아지기 때문에 체중이 증가할 수 있는 요소를 많이 갖추게 되기 때문입니다.
좀 더 약학적으로 분석해 본다면, 올란자핀과 같은 비정형 항정신성 약물이 CNS의 시상하부에 멜라노코르틴의 반응성을 감소시켜서 식욕이 크게 증가하게 되는 것으로 인해 살이 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식욕 억제 신경세포를 억제하여서, 식욕억제 매커니즘이 망가지게 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죠. |
특히, 원래부터 체중이 좀 적었던 분들의 경우에 살 찌는 부작용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의 경우, 복약지도를 할 때, 가능한 한 주3일 이상 운동을 꾸준히 하고, 보호자의 감독 하에서 식단 조절도 해 나가면서 몸무게가 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체온조절이 잘 안될 수 있고, 현기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 약을 복용하고 운전 같은 기계 조작을 안하시는 게 좀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겠죠.
약을 복용한 후, 잠이 많아질 수 있으며, 입마름이나 요실금 등 이상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제가 만났던 자이프렉사 복용 환자 몇 분이 말씀하신 걸 바탕으로 말씀드리자면, 복용 후 정말 강하게 졸리다고 합니다.
본인이 복용한 용량, 치료 효과 같은 것을 고민할 기운 조차 없이 계속 어지러운 상태로 졸리게 된다고 합니다.
또 자꾸 몸무게가 늘게 되기 때문에, 어지러운 상태에서 몸무게가 찌는 게 참 힘들다고 했습니다.
마음이 조금 아프네요 ㅠ
자이프렉사 언제까지 복용?
정신과 의사가 환자 상태에 따라 어느 정도 기간을 잡고 치료를 할지 결정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조현병(정신분열증)의 경우, 처음 걸린 것인지 혹은 재발한 것인지에 따라 기본 약물 치료기간을 다르게 잡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처음 조현병에 걸린 경우 : 1~2년 이상
- 조현병이 재발한 경우 : 5년 이상
정신과 의사에게 문의하기도 하고, 몇 가지 조현병 관련 아티클을 읽어보기도 해봤는데, 평생 약물을 복용하여 이상 증상을 억제하도록 하는 게 좋지만, 부작용 등을 고려하여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약물 복용을 오래 하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와 같이 치료 기간을 먼저 생각한 후 약물 치료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른 여타 정신과적 약물에 비해서 부작용이나 약물 상호작용이 덜한 편이기 때문에 꽤 안전한 약물로도 여겨지기도 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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