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발기증과 발기부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예전에 종합병원에서 일할 때, 트라조돈(trazodone)을 복용한 후 지속발기증(priapism)이라는 다소 특이한 부작용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를 본 적이 있습니다.

교과서에서만 본 적이 있는 지속발기증이 진짜 존재하는 걸 보고, 이게 왜 응급상황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이해하게 되었죠.
 
하지만 몇몇 남성분들한테는 지속발기증이 마치 발기부전의 반대말처럼 들려서 오히려 좋은 게 아닌지 물어보시는 분도 계십니다.

어쩌면 남성들에게는 발기(erection)라는 것이 '남성성'을 의미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져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명확한 것은 지속발기증은 매우 위험한 상태를 의미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지속발기증을 부러워하거나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속발기증(priapism)이란?

 

지속발기증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것은 바로 성적 자극이 있든 없든 음경이 계속해서 장시간동안 발기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속발기증은 일종의 질환으로 일상 생활에서는 자주 보기 힘든 질환 중 하나입니다.
오히려 약물 유발성 지속발기증으로 가끔 만나볼 수 있는 질환입니다.
 
만일, 지속발기증이 발생하게 된다면 가능한 한 신속히 병원에 내원해야 하고, 응급 처치를 받아야만 합니다.
참고로, 지속발기증 환자의 35%는 발기부전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만일 발기부전을 앓고 있는 환자분이라면 이 내용도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속발기증의 원인은?

발기가 발생하는 정상적인 매커니즘은 음경 내 해면체에 혈액이 충혈되어 빠져나가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성적 자극이 있고, 성적 행위를 할 때에만 혈액이 충혈되어 발기가 유지되어야만 하고, 자극이 사라지거나 성욕이 사라졌을 경우에는 충혈되었던 혈액이 빠져나가 발기가 풀려야만 합니다.
 
하지만, 발기지속증은 발기가 풀려나가는 매커니즘이 망가지거나, 어떠한 약물 등의 원인으로 해면체에 충혈된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어떠한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로 발기지속증이 생기는 일은 매우 드뭅니다.
일차적 발기부전증은 주로 10대~20대 남성에게서 발생합니다.
이것은 성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발생하는 일로, 발기가 끊이질 않고 계속 일어나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성적 자극에도 발기가 되기 때문에, 질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속발기증으로 오해받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오히려 이차성으로 발기지속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일차적 지속발기증보다 더 많습니다.
 
지속발기증을 유발하는 약물은 대표적으로 트라조돈(trazodone)이라는 항우울제가 있습니다.
물론 낮은 확률로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트라조돈을 먹은 남성 환자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현상은 아닙니다.
또한, 골반 종양, 고혈압 약물 치료 등으로 인해 지속발기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차성으로 발생하는 비뇨기계 질환은 지속발기증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고혈압도 발기부전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혈압 발기부전 유발할 수 있을까요?(feat. 발기부전 유발 약물)

 

지속발기증의 치료

지속발기증은 기본적으로 응급상황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지속발기증이 발생했을 때, 경구 복용 약물보다도 먼저 차가운 생리식염수를 통한 관장이나 국소 마취제를 음경에 주사하여 항진된 국소 신경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심각한 경우에는 음경 해면체 내, 응고된 혈액을 제거하거나 혈관확장제를 직접 주사하여 치료할 수도 있습니다.
 
이차성 지속발기증은 원인이 되는 약물을 바꿈으로서 치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트라조돈(trazodone) 제제는 다른 항우울제로 바꾸어 치료합니다.
그리고 골반에 종양이 생겼거나 다른 어떤 원인이 있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통해 원인을 제거하여 지속 발기증을 치료합니다.